육아

호기심 많은 우리 아이 질문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①

NirvanaLee 2018. 5. 13. 19:01

아이들은 호기심이 많습니다. 세상 모든 것이 새롭기 때문이기도 하고, 엄마 아빠의 관심과 애정을 더욱 필요로 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관심과 사랑은 아이 성장의 자양분입니다. (많이 사랑해 줘야 하는데 시간이 넉넉하지는 않습니다.)

아이가 질문을 많이 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말하는 능력과 생각하는 능력이 생겼다는 증거입니다. 3, 4세의 어린이는 대략 1 5백개의 단어를 이해할 수 있고, 1천여 단어를 이용해서 말을 한다고 합니다. 이 시기에는 "저건 뭐야?"와 같이 물건이나 행동의 이름을 묻는 질문을 하기 시작하는데, 이는 곧 새로운 단어를 배울 준비가 됐다는 신호입니다. 신호를 잘 캐치해야 되겠죠?

조금 더 나이가 들어 만으로 4, 5세가 되면 아이는 단순히 이름을 묻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한 걸음 나아가게 됩니다. 그 유명한 "?" "어째서?" 라는 질문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 정도 나이 아이들의 생각의 범위에서는 모든 일에 목적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며, 단순히 질문을 하고 대답을 듣는데 것에 재미를 느끼기 때문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렇게 질문을 하고 대답을 구하는 과정에서 아이는 말이 늘고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발달하는 바탕을 마련하게 됩니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아이들은 세상을 보는 자기만의 사고의 눈을 키워나가기 위한 수많은 질문이며, 그 대상이 가장 가까운 부모님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아이의 질문은 왜 중요할까?

엄마 아빠들은 아이들의 질문에 더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의 질문에 귀 기울이고, 숨어있는 느낌과 생각을 파악하게 되면 아이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 아이라고 다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더 알게 되면, 깊은 대화를 많이 하게되면 그 사람에 대해 알아가게 되듯이 말입니다. (연애 초기에 어떻게 해서든 그 사람을 알고 싶고, 더 같이 있고 싶고 뭐 그랬던 때가 있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아이가 어떤 것에 대해 질문한다는 것은 그에 대해 ’알고 싶다’는 호기심일 수도 있습니다만, 그것에 대해 ’어렵다거나 불편하다.’는 일종의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들의 질문을 이해하고 그들이 바라는 대답을 해주는 일은 아이의 어려움을 도와주는 일인 동시에 바람직한 관계를 형성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그들이 바라는 대답이 참 어렵습니다. 답정너 이런 것은 아니고 아이가 하는 질문의 본질, 즉 의도를 파악하면 대답하기가 좀더 수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이는 스스로 그 대상에 관심을 가진 그 순간, 그 대상에 대해 가장 효과적으로 학습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질문해 오는 순간이야말로 효율적인 학습이 이루어지는 좋은 기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로 뭔가를 가르치기란 쉽지 않고, 주입식 암기 해도 금방 잊어버리고는 합니다. 아이들도 우리와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아이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 주느냐에 따라 아이의 또 다른 측면을 발달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비는 왜 오는 거야?" 라는 질문에 "하늘에서 물을 뿌려주는 거야. 꽃이랑 나무랑 잘 자라라구" 라고 대답한다면 아이의 머리 속에는 물을 주는 하늘의 모습이 펼쳐집니다. 상상력은 창의성에 아주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꼭 과학적인 정답이 아니더라도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방식의 대답도 중요합니다. (항상 이런 방법이 좋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방식도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아이에게 적합한 정답이란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도 됩니다. 아이에게 적당한 대답을 해줄 때까지 해주는 게 중요하다는 점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럼 아이가 질문을 했을 때 어떤 원칙을 가지고 있으면 도움이 될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아이의 질문에 답하는 일곱가지 기본 원칙

1) 아이의 질문을 그냥 웃어 넘기면 안됩니다.
2)
지금 대답하기 어렵다면 다음 번에 해주겠다고 말해야 합니다.
3)
넓은 범위의 질문이라면 "∼가 궁금한거니?" 하고 구체적으로 되물어 주셔야 합니다.
4)
아이에게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물어보아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주는 것이 좋습니다..
5)
아이가 알아들을 수 있는 수준으로 이야기해 줍니다.
6)
아이가 자꾸 질문을 할 때는 관심을 끌고 싶어하는 것이 아닌지 살펴봅니다.
7)
만약모른다면 솔직하게 인정하고 함께 답을 찾아 보는 과정도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많이 하는 질문 중에 어려운 질문들이 있습니다. 그 중 몇 가지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 이런 질문엔 어떻게 답해야 하나요?

1) 자연현상에 대해 물어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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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정도의 어린 아이에게는 의인화(동물 또는 무생물을 사람인 것처럼 표현함)해서 알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나무의 새순이 돋아나는 것을 보고 질문하는 아이에게 "너의 키가 자라는 것처럼, 나무는 새싹을 만들어내는 것이 곧 자라나는 거란다" 라고 답해 줄 수 있습니다. 또는 아이의 상상력을 키워줄 수 있는 대답도 좋습니다. "봄이 되니까 햇빛이 따뜻해지잖아. 그래서 꽃이 ’아이 좋아’라고 활짝 펼쳐지는거야" 라는 대답을 들은 아이는 세상을 즐겁고 아름다운 곳으로 느끼게 되고 나름대로의 상상을 펼칠 것입니다.

그러나 만5~6세가 되면 보다 과학적이고 정확한 답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 시기가 되면 아이는 자연스레 자연 현상의 인과 관계에 대해 알고 싶어합니다. 이 때는 부모가 함께 궁금해 하는 것을 책이나 인터넷으로 찾아가면서 쉬운 말로 아이에게 설명을 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왜 겨울이 되면 꽃이 시들어요?" 라는 질문에 대해 "추운 것이 싫은 꽃은 시드는거야" 라고 말하면서 식물 도감을 함께 보고 계절에 따라 피는 꽃에 대해 더 자세하게 설명해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겨울에 사온 꽃다발을 보고 "저건 겨울에도 피는 꽃이야?" 라고 묻는다면 "사람들이 겨울에도 꽃을 보고 싶어서 따뜻하게 만든 온실이라는 곳에서 키운 꽃이야" 라고 하여 자연 현상과 그를 이용하는 인간의 실생활에 대한 설명을 덧붙일 수도 있습니다.

2) 아이가 죽음에 대해 물어볼 때
어린 아이들의 공포는 대부분이 죽음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생각하는 죽음은 어른들과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어른들은 늙거나 죽는다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는 반면 아이는 엄마, 아빠와 헤어져야 하고 사랑과 보호를 잃는다는 것을 가장 두려워 합니다. 보통 5세 미만의 아이들은 어른들로부터 혹은 TV에서 들은 이야기, 아이의 공상이 뒤엉켜서 죽음에 대한 오해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애완동물이나 주변 사람의 죽음에 대해서 많은 경우 어른들은 아이를 슬픔에서 보호하기 위해 ’멀리 갔다’는 식의 거짓말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슬픔의 경험도 아이에게는 필요합니다. 그리고 막연한 거짓말이 오히려 아이의 공포심을 자극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멀리 여행 갔다’ 고 이야기를 하면 아이는 나중에 아빠의 장거리 출장에 매우 민감한 공포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죽음의 사실 등에 접하여 괴로워할 때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사실대로 간단하게 이야기 해주면 됩니다. 아이가 더 이상 묻지 않는데 죽은 다음에 일어나는 일을 먼저 말할 필요는 없습니다. 죽은 다음에 어떻게 되는지는 사실 아이가 궁금해하는 부분은 아닙니다. 또 알 수도 없습니다.

3) 환상 속의 괴물, 귀신 등에 대해 물어볼 때
환상 속의 괴물 또는 귀신 등을 묻는 것은 아이들이 TV나 영화, 꿈 속의 일들과 현실을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초현실적인 존재들에 대해 아이가 궁금해 할 때 아이를 잠시 놀려볼 생각으로 "엄마 말 안 들으면 귀신이 잡아 간다", "깜깜한 밤에 나온다" 하고 겁을 주어서는 안됩니다. 아직 현실과 상상을 구분 못하는 아이들에게 이는 정말 큰 위협일 수 있습니다. "귀신은 어디서 살지?"라고 묻는 아이에게 "귀신은 없어", "동화책이나 텔레비전 만화 같은 것에만 나오는 거란다. 실제로는 없는거야."라고 말해서 현실을 구별하게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4)
아이가 종교나 신에 대해 물어볼 때
아이가 종교, 신 등에 관해 질문을 했다면 그것은 눈에 보이는 구체적인 것에 대해서만 생각할 수 있는 사고 수준에서 벗어나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것에 대해서까지 사고할 수 있다는 증거입니다.
종교에 관한 질문은 아이들의 나이를 고려하여 대답하기 보다는 부모 자신의 종교에 따라 다른 설명을 해주면 됩니다. 그러한 종교를 믿지 않거나 부분적으로 믿는 부모의 경우에는 이러한 질문에 답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윤리나 신, 종교에 대한 가치관을 표현하면서 답하는 것이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부모 자신의 종교에 관한 생각을 정리하고, 부부간의 대화를 통해서 의견을 일치시키는 것입니다. 잘못을 저지르면 지옥에 간다는 등의 이야기는 아이를 매우 고통스럽게 만드는 이야기일 수도 있으니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나중에 아이가 반발심이 생기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신에 불교에서 ’너에게 유쾌하지 않은 것을 다른 사람에게도 시키면 안 된다.’라고 하는 일반적으로 적용이 가능한 상식 선에서 종교적 주제를 아이의 도덕관 발달과 연결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해 보겠습니다. 아이의 질문에 대해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어렵고 장황한 말을 쓰지 않아야 하며, '아이용'으로 유치하게 꾸며내지 않는 것이 필요합니다. 세 번째로 어른들이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답을 주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스스로 생각하고 탐구해 볼 여지를 남겨 주는 것입니다.

이 정도만 생각하고 있어도 아이의 질문에 상당히 노련하게 대처하는 부모가 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정답이 아니라 엄마 아빠의 애정과 관심, 그리고 질문에 대하는 자세임을 잊지 않으면 됩니다.

 

다음 번에는 난감한 질문을 몇가지 더 알아보고, '언제까지 부모가 질문을 들어 주기만 해야 하나, 나도 한번 해보자' 할 때 어떤 질문을 하면 좋을지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