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결국 디테일에 답이 있다.
강화도어가 많이 고장난다. 특히 사람이 많이 다니는 백화점, 학원 등이 그렇다. 이것은 비단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만의 문제는 아니고 맨 처음에 설치했을 때는 크게 신경쓰일 일이 없지만,(신경이 쓰인다면 시공의 문제거나 재료가 싸구려일 가능성이 높다. 차라리 그게 나을 수도 있다. 좋게 보면 애매하게 시간 지나서 신경쓸 틈이 없을 때 작은 문제가 터지면 중요한 일에 집중하기 어렵다.) 내가 자주 방문하는 업체도 사람이 많이 다녀 문을 자주 여닫는데 이런 곳이 더 손이 많이 갈 수가 있다.
작업을 할 때는 다른 사람이 그 작업을 다시 작업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영원한 것이 없기 때문에 특히 더 그렇다. 내가 한 일을 다른 사람이 마무리하게 한다는 것은 자기 밥그릇을 남이 채워주는 것과 같다. 이런 일이 처음에는 편할지 모르지만 지속되면 결국 조직에서 도태되고 만다. 조직에서 도태되는 것뿐 아니라 개인의 인생에 있어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신은 디테일에 있다.” God is in the details이라는 속담으로 요즘 추세를 반영한다고 생각한다. 그 전에는 스페셜리스트들이 전성기를 맞이한 시절로 한 분야에서 깊이 있게 파고들 수 있는 시간이 충분했고 정보의 양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일단 자신이 정한 분야나 전공의 길로 들어서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지속적으로 관련 정보를 습득하고, 기술을 습득해서 차근차근 성장해 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다르다. 한 분야에 전문가가 되어도 다른 분야를 꾸준히 습득하고 둘 이상의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전반적인 영역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는 되어야 한다.
예전 1980년도에서 IMF가 되기 전 정도, 즉 고도성장을 하던 시기에는 회사에 로열티를 가지고 충성스럽게 일할 사람이 필요했다. 그리고 타 회사의 기술을 모방하는 기술이 많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그래서 우리나라 특유의 공채 문화가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IMF이후, 특히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최근 추세를 봤을 때 양상이 전혀 다르다.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공채 인원을 뽑아 키우는 것에 너무나 큰 비용과 시간이 들어간다. 그래서 점점 경력자를 뽑기 시작했다.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공채로 뽑는 인원은 많지만 점차적으로 줄어드는 추세고, 앞으로도 공채로 뽑는 인원은 줄어들 것이다. 2010년 이후로 지속적으로 공채 규모는 줄어들고 있고 작년 기준으로 잡코리아, 인크루트 등의 취업포탈에서 조사한 결과, 10대그룹 공채 인원은 7만~8만여명 정도 뽑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수십만 단위에서 점점 줄어들고 있는 공채 시장의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대기업이 하면 중견, 중소기업에서도 공채를 해왔다. 그렇다면 앞으로 기업들은 어떤 방식으로 인재를 뽑게 될 것인가? 미국의 예를 보면 대학도, 회사도 추천서를 많이 이용한다. 그리고 회사에서 뽑고자 하는 직무역량을 가진 인재를 타 회사에서 스카우트하거나 학교 관련 분야라면 교수가 추천해 주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는 추천이라고 하면 굉장히 부정이 있을 것 같고 아무나 친인척을 뽑아 주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한데 미국의 경우에는 오히려 자신의 명성, 권위와 관련된 것이 추천서라 아무에게나 써주지 않는다. 만약 추천서를 써줬는데 그곳에서 깽판을 친다면? 더 이상 이 사람의 추천이나 말을 다른 사람들이 믿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추천과 경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실제로 사람을 뽑을 때 경력직이라면 이전 직장의 평판을 평가하는 곳이 많다.
이야기가 옆으로 빠졌지만 결국 디테일이 점점 중요해진다. 경력도 그저 시간을 보낸 햇수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직무에 대한 이해도에 대해 몇 년 정도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실력 중심의 사회, 신뢰 중심의 사회가 되는 것이고 이것은 하루 이틀의 노력으로 형성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포장으로도 한계가 있다. 자신의 디테일을 관리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한 분야에서 1%이내, 마스터의 경지에 이르기에는 많은 시간과 운이 필요하지만, 25%의 경지에 이르기는 훨씬 수월하다. 그렇기 때문에 두 개 정도의 관련 분야에서 전문가의 영역에 들어가는 실력을 갖춰야 한다.
여기서 통계적 사고가 필요한데, 보통 (일반화 할 수는 없다. 지속적으로 새로운 분야가 탄생하고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주에 30시간 정도 본업 이외의 일에 투자할 수 있다고 한다면 52주 기준으로 1500시간, 2년이면 3천시간 정도 투자할 수 있다. 3천시간이 필요한 이유는 대학교에서 전공 듣는 시간이 그 정도 되기 때문이다. 그냥 시간을 보내는 3천시간이 아니라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그래야 새로운 분야에서 전문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두번째 방법은 관련 서적을 50권~100권 읽는 것인데, 같은 분류의 서적은 처음에는 읽기 어렵지만 유사한 단어와 개념이 많이 등장함으로 점점 읽어내려가는 시간이 줄어든다. 이를 계독이라 하는데 장기 기억으로 넘어가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원하는 분야에서 새로운 분야, 그리고 중복되는 내용을 알 수 있고, 새로운 내용, 새로 도전할 내용을 알아낼 수 있다.
적어도 디테일을 획득하려면 위의 두가지, 충분한 시간 확보와 계독이 필수적이다. 이를 바탕으로 현실에 적용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그래서 결국 디테일 싸움이라는 것이다. 한 분야에서 꾸준하기 쉽지 않다. 열정을 갖는 것도 말이다. 성공의 기초는 디테일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