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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건강은 어른도 중요하지만 성장기 영유아에게 특히 중요하다. 커가면서 인지 발달과 언어 습득에 있어서 청각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9월이 귀의 날이라고 한다. 기념일은 항상 잘 만들더라)

 

아이는 겁먹어도 우리는 겁먹지 말자고요아이의 청력은 언어 학습에 매우 중요하다. 아이가 아프다는 아이의 의견에 한번 더 귀 기울여 주자.


·유아에게 가장 흔한 귓병은 급성 중이염이다. (만성이면 이상한거다. 이제 태어난지 2-3년인데?) 3세 미만의 영·유아 중 약 75%가 적어도 한 번 이상 급성 중이염에 걸리고, 그중 약 20%3회 이상 반복적으로 걸린다.

 

급성 중이염은 고막의 안쪽 공간인 중이에 세균이 들어가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대부분 항생제 처방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지만 제대로 치료되지 않으면 후유증으로 청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역학조사에 의하면 영유아 아이들에게 삼출성 중이염은 80-90%가 증상이 없다. 어린이가 감기 합병증으로 급성 중이염이 발생해도 귀 증상이 없을 수 있다. 귀 증상이 없는 중이염을 앓고 있는 아이라면, 귀의 염증이 발견되지 않고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도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다행이도 중이염은 9세가 지나면 대부분이 사라지게 되는데, 언어발달이 그 전에 다 이루어지니 어떤 종류의 병이 있는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여기서 잠깐 중간 점검 시간, 보통 이런 질문을 하게 됩니다. 그럼 어린 아이의 중이염은 냅 둬도 되나? 아니면 바로 치료를 해줘야 하는 것일까?

 

사실 정답이랄 것이 없다. 먼저 아이가 중이염에 걸린 것을 모르고 지나쳐도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귀 증상이 없으면 소아 중이염은 그냥 놔둬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합병증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부터는 다시 극단적인 예들로 넘어가게 되는데, 극단적인 예를 드는 이유는 실제 벌어질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에 예방 차원에서, 그리고 그런 병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조심하게 되니 좋은 일이라 할 수 있다. 역시 모든 질병은 예방이 최고다.)

 

아이가 무증상성 중이염에 걸려도 치료받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혹여나 사정이 있어 오랜기간 발견되지 못했더라도, 큰 문제가 없는 경우도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다. 무엇보다 부모의 침착한 모습이 아이를 침착하게 만들 수 있다.

 

소아 중이염이 귀 증상이 없으면서 아래 6가지 징후들이 관찰된다면 일단 안심해도 좋다.

 

1. 삼출액이 아니라 콧물이 역류한 것
고막 너머로 물이 보여도 삼출액이 아닌 콧물일 수도 있다. 물의 색깔이 아이의 콧물과 비슷한 양상이며, 거품 비슷한 작은 공기방울들이 보이고, 거품 섞인 물이 완전히 꽉 차있지 않는 상황이라면 중이염이 아니다.

2. 아데노이드비대나 비염, 축농증이 없다

3.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다(1년에 3회미만)

4. 농이 있거나 삼출액이 혈색, 검정색, 갈색이 아니다

, 중이염에 화농징후가 나타나면 반드시 치료받아야 한다. 또 물이 검정색이나 갈색, 고동색 등이라면 중이부에서 피가 나는 것이기 때문에 역시 치료대상이다.

5. 고막이 구멍나거나 터지지 않았다

6. 합병증이 없다

 

중이염이 있으면 소리가 작게 들린다든지 하는 귀 증상 외에도, 귀와 상관없어 보이는 증상이 초래되기도 한다. 중이염합병증인 뇌수막염같은 질환이 발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지러움, 구역질, 구토, 귀 뒷쪽의 통증, 뒷 머리통증, 목뻐근함, 발열, 두통 등이 관찰될 수 있다. 아이에게 이런 증상이 하나라도 나타난다면 중이염도 한번 의심해봐야 한다.

 

두 번째로 중이염의 종류에 대해 알아보겠다.

 

1. 급성 중이염
중이염이 막 시작되는 단계를 말한다. 주로 감기에 의해 발생한다. 열이 나고 손가락이 닿지 않는 귀안이 아프며, 소리가 잘 들렸다가 안 들렸다가 하기도 한다. 대부분 그냥 놔둬도 금방 낫지만, 아데노이드비대나 비염, 축농증 같은 악화 요인이 있다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급성 화농성 중이염의 경우 고막이 터진 후 고름이 흘러나오면 더 빨리 회복되기도 하는데, 그렇다고 고막을 터뜨리진 마시길 바랍니다.

 

2. 만성 중이염
중이염이 오래되어 만성화된 것이다. 만성화란 염증이 2달이상 지속되고,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는 등 증상의 기복이 있으며, 스스로 낫지 않게 된 치료가 요구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그래서 만성 중이염은 치료없이 호전되기 힘들다. 삼출성 중이염, 화농성 중이염 등 거의 모든 중이염이 만성화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3. 삼출성 중이염
공기만 있어야 하는 중이부에 물이 차는, 가장 흔한 종류의 중이염이다. 중이부에 음압이 생기면서 조직액이 삼출되어 흘러나온 것이다. 삼출액은 일반 투명색이거나 고동색, 갈색 심지어 피가 섞이거나 피만 있는 경우도 있다. 삼출성 중이염은 급성 중이염이 악화되어 발생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참고로 장액성 중이염카타르성 중이염모두 삼출성 중이염의 동의어이다.

 

4. 화농성 중이염
중이부에 고름이 차는 종류의 중이염으로 급성과 만성에서 모두 발생할 수 있다. 고막이 찢어지거나 터지는 일이 가장 많은 중이염이기도 하다. 만성 화농성 중이염의 경우 고막이 한번 터지면 회복되기 어렵다. 심지어 고막이 녹아 없어지는 만성 화농성 중이염환자도 많다. 내이염이나 유양돌기염으로 번지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5. 진주종성 중이염
가장 무서운 종류의 중이염이다. 고막과 내이전정부를 연결하는 고막의 이소골이라는 작은 뼈가 진주종이란 현상에 의해 파괴되는 병이다. 우려스러운건 이소골 근처의 구개골과 뇌도 이 피부의 진주종 현상에 의해 파괴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수술 외에는 치료법이 없으므로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

 

6. 항공성 중이염
비행기를 자주 타는 시람에게 많은 중이염이다. 원래 고산등반이나 비행기탑승 같은 기압이 낮아지는 환경에서는 모든 중이염증상이 심해지는데, 중이의 구조적인 이상 없이 평소에는 멀쩡하다가도 저기압 환경에 노출되는 경우에만 귀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들이 있다. 귀의 통증, 침 삼키면 찍소리나 뽕소리가 나며, 귀가 답답하거나 터질듯 하는 등, 이관증상과 중이 증상이 동시에 나타난다.

 

7. 유착성 중이염
원래 고막은 볼록하게 밖으로 튀어나와 있는 것이 정상인데, 가끔 고막이 안으로 푹 꺼진 (안으로 움푹 들어간) 사람이 있다. 이관과 중이에 음압(공기가 적은 상태)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경우를 유착성 중이염이나 이관음압, 이관협착이라고 한다.

중이에 염증이 있는 상황이라고 보기에는 좀 애매한 상황인데, 치료가 필요 없는 상태가 대부분이며, 중이염에 자주 걸리거나 중이염에 걸린 흔적이 남아있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결론은, 증상으로 중이염을 구분하겠다는 시도는 안 하는 편이 좋다. 병원으로 가자. 그리고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피가 나거나 아이가 이상을 호소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항상 침착한 모습을 유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