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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취월장 7장 미래(未來)

1) 운명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이 장은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없앤다는 이야기를 하고자 함이 아니다. 기업의 생존 지수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고, 그 반면에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0억달러, 1조원 이상 되는 비상장 회사)이 되는 연차 수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결국, 진화하지 않는 개인과 미래는 없다.

 

일취월장에서는 먼저 3D 프린터를 사용했던 박물관의 이야기를 하며 20년 전인 1995년에는 50만 달러의 비용과 2년이라는 제작기간, 수많은 인력과 시간을 들여 공룡 뼈를 통해 공룡의 모습을 복원했지만, 2015년이 되어 다시 했을 때는 파티 때 한 손에 와인을 들고, 핸드폰으로 90초간 20장의 사진을 찍고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회사의 무료 앱으로 사진처럼 생생한, 움직이는 3D 디지털 모형을 만들어 냈다.

 

2) 지수함수를 이해하는 사람이 운명의 여신 니케의 손을 쟁취하는 자

이 기하급수적 변화를 설명하고 있는 것은 무어의 법칙이다. 반도체 성능이 1년에 2배씩 성장한다는 그의 예측은 최소 10년을 예측했지만 50년이 넘는 지금도 지속되고 있으며 다른 분야로 그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이는 지식의 반감기와 유사한데, 원래 반감기는 자수함수적 붕괴로 어떤 양이 초기 값에서 절반이 되는데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원래 방사성 원소의 붕괴와 지질의 연대를 계산하고 측정하는데 주로 이용되었는데, 이제 IT분야에서 특히 많이 사용되며, 디지털 세상에서 가장 핵심적인 개념이 되었다. 무어의 법칙 이후로 반감기의 개념을 가진 용어들이 대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인공지능이 화제의 전면에 나온 것은 2016 3,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로 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시합 전까지 사람들, 그리고 많은 전문가들은 바둑과 같은 분야에서 아직 AI 인공 신경망 기술은 아직 인간을 이길 정도로 발달하지 못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생각을 여지없이 깬 알파고의 등장은 아마 보고 들었던 모든 이들의 뇌리에 각인되어 있지 않을까. 알파고의 아버지인 구글의 힘은 여기서도 여지없이 발휘되었고 기업가치가 올라간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을 것이다.

 

3) 인공지능 발달의 원동력, 3가지 기본기

이런 딥러닝 기술, 그리고 AI가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3가지 요인이 있는데, 먼저 정보가 디지털화 되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종이로, 책으로, 구전으로, 사진으로 전해지던 바둑의 수많은 기보들, 그리고 기타 분야의 자료들이 디지털 문서로 변환되어 인공신경망을 통해 학습할 수 있게 된 것이 시발점이라 볼 수 있다.

 

두 번째로 정보 처리 속도의 급격한 향상이다. 우리는 이전 장에서 제약회사에서 오픈 소스를 제공하면서 수많은 집단지성의 힘을 통해 신약을 개발하고, 금광 개발 회사가 인터넷에 정보를 공개하면서 수많은 참가자들이 힘을 합쳐(물론 개인들은 몰랐을 것이다. 오픈 소스는 정말 신의 한 수로 보인다. 최근에도 노하우 무료 오픈이라는 형식으로 다시 유튜브에서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과 유사하다 볼 수 있다.) 금광을 찾아냈고, 전문가들이 찾았으면 수십, 수백년이 걸렸을 것을 단 2년만에 찾을 수 있었고, 심지어 전문가들이 찾아내지 못한 50여 곳의 금광과, 거기서는 80% 확률로 금광이 터지는 것을 통해 1억달러였던 기업가치가 90억달러까지 90, 9000% 성장한 것을 볼 수 있었다. (예를 들면 내가 100만원에 산 주식이 9000만원이 된 것이다. 불과 1-2년 안에.)

 

인공신경망이 이 현상을 따라한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유사점이 있다. 하나의 CPU로 처리했으면 수 주가 걸렸을 데이터 분석이 병렬 연결을 통해 1일로 단축된 것이다. 신경망에서 모든 경우의 수를 처리하는 속도의 기하급수적 증가로 AI는 더욱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다.

 

셋째로 딥 러닝이라 불리는 알고리즘의 업그레이드다. 지수함수의 증가처럼 초반의 발전은 미약하지만 데이터 처리량이 쌓이면서 학습이 누적되어 더 빠른 정보 처리가 가능해 지고 있다. 딥 러닝이라 불리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빅 데이터. 그전에는 데이터화 할 수 없었던 것들이나 데이터화 해도 수집할 수 없었던 것들도 해석하고 수집하고 체계화 할 수 있게 되었다. 사용처가 없었던 예전에는 그저 검은 물이라 불리며 쓸모없다 여겨졌던 것이고, 전쟁에서 불 붙이는데 사용되었던 석유가 19c 20c에 와서 산업화를 맞이하며 그 가치가 최고조에 달한 것처럼 데이터는 21c의 석유와 같은 존재가 되었다.

 

미래는 변화할 것이다. 그러나 1장에서 언급한 것처럼 결코 예측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시도를 통해, 시도의 양을 늘려야 혁신적인 발견이나 발전을 이룰 수 있고, 그를 통해 생존을 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바야흐로 무한 경쟁의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