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말을 막 시작할 때의 기쁨과 충만함을 기억하십니까? 하루 하루의 모든 피로가 씻어지는 아이의 다부진 말과 듬직함에서 하루를 살아갈 힘을 또 얻고 살아간다고 봅니다. 사설이 길었는데요. 오늘은 훈육의 말, "어느 정도의 온도를 가지고 해야할까"를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작고 여리여리한 나물과 다 커서 잎이 무성한 나무는 필요한 물과 영양분의 종류와 양이 다릅니다. 생후 3개월 아이와 세 살 아이,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의 미취학 아동을 훈육할 때 하는 말과 행동이 같아서는 안 됩니다. 또한 부모의 똑같은 행동이라도 아이 연령과 발달에 따라 말과 행동이 달라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마인드는 나의, 부모의 감정을 완전히 내려 놓고 해야 하는 것입니다. 감정적으로 하는 것은 훈육이 아닙니다. 다듬어진 나의 인격이 제대로 된 훈육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그것이 결국 아이와 진정으로 소통할 수 있게 만들어주고 아이가 훈육을 부모의 사랑으로 느끼고 이해할 수 있는 바탕이 됩니다.
그럼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성공적일 훈육의 말과 행동을 알아보겠습니다.
해서는 안 되는 말과 행동
1. 언성을 높이거나 소리를 지르는 행동을 한다.
아이에게 훈육을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지게 됩니다. 부모가 소리를 지르는 경우, 경험적으로 아이에게 큰 목소리로 말하면 여러 번 이야기를 해도 듣지 않던 아이가 하던 행동을 멈추고 엄마 아빠의 말을 듣는 것 같아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부모의 말을 수긍했기 때문에 행동을 멈춘 것이 아닙니다. 위협적인 목소리에 압도를 당한 것입니다.
아이가 공포감을 느끼게 되면 결국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기 보다 분위기에 먼저 위축이 됩니다. 자신이 왜 잘못했는지 모른 채 마음에 상처만 남게 됩니다.
부모의 물리적인 체벌)이 아이의 두뇌와 정서발달에 좋지 않다는 연구결과는 많습니다. 욕도 안 좋다는 연구가 최근에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물리적인 체벌이나 욕은 피하지만 훈육의 명분으로 큰 소리나 온갖 비아냥과 비난은 마음 편히 퍼붓는 부모들이 더러 있습니다. 그러나 꼭 욕이 아니더라도 언어적인 폭력을 받으면 그 안에 담긴 감정들 때문에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우울증이나 공격적인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국제아동 발달학회지(Child Development)’에 발표된 적도 있습니다.
어떤 부모들은 “때리지도, 욕도 하지 않았고 말로 훈육했을 뿐인데 아이가 우울증이 생기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반항까지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억울해 하는 모습을 많이 보입니다. 부모들은 아이에게 손대지만 않으면 그리 충격 받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며, 스트레스 받는 아이를 오히려 정신적으로 나약하다며 한심하다고 나무라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거친 말이나 빈정거림, 높은 음성으로 혼내는 것도 때리는 것만큼 아이에게 해롭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예컨대 “게으르다, 바보같이, 한심하네, 어리석네”라는 표현은 아이들에게 수치감을 심어주고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를 늘려 뇌의 신경계와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함께 표현하는 몸짓, 억양, 얼굴 표정, 목소리 크기 등도 모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부모들은 종종 “내가 언제 너를 비난했다고 그러니”라며 억울해 하지만 부모는 현실을 직시하지 않는 것뿐입니다.
해야 되는 말과 행동
1 온화하지만 단호한 말투로 한다.
바르지 못한 행동을 했을 때는 단호한 말투로 말합니다. 그래야 집중도 더 잘하고 이해도 더 빨리 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성립하려면 평소에 부모는 자주 웃고, 다정한 말투를 사용해야 합니다. 그러다가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부모가 목소리를 낮추고 단호한 말투로 이야기를 하면 아이는 이것이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라는 것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을 것입니다.
평소 부모의 의사소통 유형과 말투 등을 살펴보고 훈육 시 자녀가 부모의 메시지를 옳고 그름으로 분명히 구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은 스스로 하기 쉽지 않은 부분입니다. 또한 스스로 진단할 경우에 객관성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아이를 대하는 자신의 모습을 비디오로 찍어도 좋고, 전문가가 가장 좋지만 전문가가 없다면 주변에 자신의 양육 태도를 여과 없이 말해줄 수 있는 사람 2-3명의 의견을 참고하는 것도 좋습니다.
2. 어미는 정확하고 단호하게 처리한다.
차분한 목소리로 또박또박 짧게 이야기해야 합니다. 길게 설명하면 단호함이 전달되지 않습니다.
3. 의문형, 청유형으로 협상하지 말고 정확히 말한다.
친구를 떄리면 될까?(X)
친구를 떄리면 안돼!(O)
아이에게 청유형으로 말하게 된다면 그래도 되는 것인지 안 되는 것인지 고민에 빠지기 쉽습니다. 어느 때는 해도 되고, 어느 때는 하면 안되는 그런 행동인 줄 착각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는 아직 기준을 가지고 판단력을 발휘할 나이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대안을 내려주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해가 동쪽에서 뜬다. 라는 명제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하지만 백야를 가진 유럽의 나라에서는 해가 뜨지도 않고 지지도 않을 때가 있습니다. 또한 북극 에서는 해가 동쪽에서 뜨지 않습니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아이에게 처음부터 ‘해가 동쪽에서 뜨는 것이 일반적인 북반구의 사람들의 삶인데, 다른 지역으로 가면 꼭 안 그럴 수도 있단다’라고 이야기하면 아이는 혼란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서 이해할 수 있게 되기 전에는 보편적으로 성립하는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4. 훈육하기 전 자세한 교육 과정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훈육의 단호함이 있으려면, 하면 안 되는 것들에 대한 교육과 약속이 사전에 있어야 하고 아이가 충분히 숙지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줘야 합니다.
5. 무표정으로 훈육한다.
아이가 장난으로 받아들이려 할 때 웃으면 안 됩니다. 아이들은 귀여운 행동으로 부모의 분노나 훈육을 잠재우려고 합니다. 그때 귀여운 모습에 무너지면 아이는 ‘다음에도 이렇게 하면 통하겠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다음 번에 행동을 교정하기가 더 힘들어 집니다.
5. 자책감과 자아비판을 하면 안 된다.
“엄마도 이러고 싶지 않은데, 엄마를 왜 이렇게 만들어”, “미안해”등의 자책감을 나타내는 언어는 피해야 합니다. 스스로를 비난하는 언어는 아이가 그대로 따라하고 아이의 자존감 형성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렇게 해보는 것이 좋다.
1. 실수와 고의적인 장난을 구분한다.
아이가 아직 어려 미숙해서 하게 된 실수는 다음에 더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위로의 말을 해줘야 합니다. 하지만 고의적인 장난의 경우 바로 행동을 저지하고, 눈을 마주치며 “그만”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것을 구분해 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특히 분위기 파악이 빠르고 눈치가 있는 아이들이라면 말입니다.
사람은 어떠한 행동을 하던 그 안에는 보이지 않는 의도(감정)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엄마를 도와 심부름을 해낸 것처럼 의도도 좋고, 행동도 바람직한 것이 있는가 하면, 심부름을 하려다 물건을 떨어뜨려 깨뜨린 의도는 좋지만 행동이 바람직하지 못한 일도 있습니다.
아이가 아직 소근육이 다 발달되지 않았고, 다음 상황을 예측하여 행동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영유아의 경우(보통 24~36개월 이전)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실수를 많이 할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고 아이와 소통해야 합니다.
2. 하지만 위험한 행동은 즉각 저지한다.
위험한 행동을 하면 아이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잡고 위험하다고 말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뒤에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아이의 언어로 인지시켜 줘야 합니다.
3. 훈육의 마무리는 항상 사랑이었음을 차분하게 이야기한다.
훈육을 마친 뒤에는 최대 30분 이내에 아이의 감정을 다독여 줘야 합니다. 만약 감정이 섞여 있다면 그 감정을 다 털어버리고 아이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훈육의 이유가 너를 사랑해서였음을 알려주고 꼭 안아주는 등의 스킨쉽을 해줘야 아이의 감정이 안정될 수 있습니다. 훈육은 사랑으로 아이가 바른 길로 자라도록 돕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아이도 이해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해야 합니다. 그것이 부모 자녀간의 신뢰 관계의 시작입니다.
언제부터, 어떻게 훈육을 하는게 적당할까
훈육은 ‘언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라는 시점이 정확히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훈육의 내용이 첫 돌 이전에는 주로 위험에 대한 저지 정도라면, 12개월이 지난 이후부터는 점차 옳은 행동과 옳지 않은 행동을 하나 둘씩 가르쳐 주기 시작하게 되는 것이 훈육의 본격적인 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나중에 다루게 되겠지만 이스라엘이나 핀란드에서는 옛날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전승과 역사 속에 교훈과 생활에 필요한 많은 내용들을 담아놓아서 아이들이 몸으로 마음으로 느끼기 쉬운 구조로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독서도 태어났을 때부터 적어도 15분씩, 아빠가 꾸준히 읽어주기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훈육을 할 때는 조용한 공간에서 아이의 눈높이에서 눈을 마주치고 한다?
저번 글에 말한 것처럼 조용한 공간에서 눈을 마주치며 하는 것이 가장 좋은 훈육방법이냐에 대한 것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대답을 드릴 수 있습니다. 잘못한 행동을 할 때마다 조용한 공간으로 데리고 간다면 아이는 어느 순간 조용한 공간으로 가는 것 자체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
훈육 할 때 조용한 공간으로 데리고 가야 하는 경우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어 그곳에서 훈육을 하면 아이의 자존감에 상처를 입힐 수 있는 경우에만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가족행사나 마트, 공공장소 등에서 말입니다.)
아이에게 화를 내게 될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
부모는 아이가 말 귀를 알아듣는 7세 정도가 되면 아이를 어린 유아로 바라보는 시선에서 부모의 마음을 알아줬으면 하는 높은 기대수준을 가진 하나의 개체로 보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때 아이는 주변에서 들려오는 학교 입학에 대한 부담감부터 시작해 주도적으로 잘 하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짜증이 많아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감정이 예민한 7세에 부모가 자신에게 자꾸 짜증을 내고 화를 낸다면 아동은 성장과정에서의 혼란과 더불어 더 큰 불안감을 갖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부모 스스로 아동이 겪고 있는 7세의 발달을 잘 이해하고, 충분한 관심과 대화를 통해 아동의 작은 변화와 성장을 격려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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