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아이들이 너무나 좋아하는 엄마 아빠의 휴가입니다. (엄마 아빠들은 제 2의 직장으로 달려오고 계시는 것이 보입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아버지라는 단어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가정적인 아빠, 친구같은 아빠를 의미하는 ‘홈대디’와 ‘프래디’ 등의 신조어가 생겨나고 있으며, 북유럽의 아버지와 닮았다는 ‘스칸디 대디’ 신드롬이 부는 등 아버지역할에 대한 패러다임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TV에서도 아버지의 자녀양육 참여를 소재로 한 예능프로그램들이 큰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가족을 통솔하던 전통적인 아버지상을 뛰어넘어 자녀양육과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새로운 아버지상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아빠들까지 초인, 슈퍼맨이 되라고 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아빠, 엄마들 힘내시면 좋겠습니다.)
이런 현상들을 보면 아빠 육아의 중요성이 드디어 우리나라에서도 부각되고 있습니다. 특별히 엄마들은 육아가 더 이상 엄마만의 전유물이 아닌 시대란 것에 모두 공감하시리라 생각됩니다. 맞벌이를 하는 가정들이 많다 보니 육아에 있어서도 부부가 함께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되었습니다. 또한 아빠의 육아 참여가 얼마나 중요한 지 연구를 통해 이미 여러 차례 입증된 바 있는 만큼, 아빠 육아는 점점 더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시행된 지 불과 몇 년 되지는 않았지만 아빠들도 육아휴직을 쓸 수 있게 된 것을 보면 사회적으로도 아빠의 육아참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중요성이 인식은 되고 있습니다만, 안타깝게도 사실 우리나라는 아직 멀었습니다… 작년에 비해서 많이 늘어난 것이지 아빠의 육아휴직 사용 인구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보면 아직 20%가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애 낳는 것도 그닥 좋아하지 않고, 남자의 육아 참여에 대해 부정적인 분이 많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요즘 연구 결과들을 보면 내 아이의 언어 발달에 아빠의 역할이 더 필요하다고 하는 결과들이 많습니다. 계속 한번 보겠습니다.
아동의 언어 발달의 어떤 부분에서 아빠가 엄마보다 중요할 수 있을까?
가설1. 폭넓은 어휘를 사용한다.
보통 엄마가 아빠보다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아이에게 익숙한 언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빠는 엄마와 다른 종류의 폭넓은 언어를 사용하고, 그 결과 아동은 새 단어와 개념을 배우게 됩니다.
가설2. 흥미로운 놀이 친구가 된다.
아빠는 보통 엄마보다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적어서 아이에게 더 새로운 존재입니다. 이는 아빠를 더 흥미로운 놀이 친구로 만들어 줍니다. "우리 아이들은 아버지가 책을 읽어줄 때 그것을 아주 특별하게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더 귀 기울이고 특별한 방식으로 언어를 습득합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부모의 감수성, 아이에 대한 긍정적인 관점, 부모가 제공하는 지적 자극은 나중에 아이가 인지 발달과 언어 발달 테스트에서 좋은 점수를 얻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아버지와 놀이를 하면서 더 많은 어휘를 사용했을 때 아동은 1년 후 더 향상된 언어 능력을 보였던 것입니다. 이때 향상된 언어는 훗날 아이의 학교생활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아이에게는 엄마도 대신해줄 수 없는 ‘아빠 노릇’ 이라는 것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아버지만이 선사할 수 있는 기여가 얼마나 많은지, 그리고 그것이 아이의 정서적, 신체적 발달에 얼마나 중요한지 거듭 강조합니다.
아빠가 아이 양육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여러가지 연구들
1. 다른 요인이 같더라도 아빠의 적극적 양육이 아이를 성장시킨다.
아빠의 육아 참여는 최근 발표된 연구결과를 통해서도 그 중요성을 알 수 있습니다. 호주 멜버른에 있는 ‘머독 아동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아빠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때 아이들의 언어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합니다. 아빠의 육아참여와 관련한 여러 연구 결과가 있지만 언어 발달과 관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뒤에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연구진은 405 가정이 참여하고 있는 호주 연구위원회의 ‘Let’s Read’ 프로그램의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2세 때 아빠가 책을 읽어준 아이들의 경우 4세가 되었을 때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언어 능력이 더 뛰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바로 아빠가 집에서 책을 읽어준 아이들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언어 능력이 더욱 향상된다는 말입니다.
게다가 이러한 결과는 부모의 소득 및 취업 상태, 교육 수준, 엄마의 책 읽어주기 등의 변수를 모두 고려한 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한편, 아동 발달 촉진에 있어 가정 환경의 중요성, 특히 아빠 역할의 중요성이 인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언어 및 문맹 퇴치와 관련한 아빠의 역할을 조사한 연구는 사실 매우 제한적입니다. 현재까지 아빠 육아의 장점에서 강조되어온 것은 신체놀이와 관련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몸으로 놀아주는 것에서는 엄마보다는 아빠가 체력적으로 유리하고, 언어적인 면에서는 아빠보다 엄마가 유리하다고 생각한 것이 사실이긴 합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아빠가 책을 읽어주는 것이 아이들의 언어 발달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밝혀진 만큼 책 읽어달라는 아이에게 “엄마한테 읽어달라고 해~!”라고 말할 아빠는 이제 더 이상 없을 것입니다.(굉장히 혼날텐데 아직도 이런 분이 계실까 궁금합니다.) 각 가정마다 아이에게 책 읽어주는 아빠의 우렁찬 목소리가 늘어나길 기대해 봅니다.
미국 경제를 쥐락 펴락 하고 있는 유대인들의 가정에서는 아버지의 책읽기가 당연하게 여겨집니다. 그래서 세계 경제 대국이 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잠깐, 그렇다고 엄마는 더 이상 책을 읽어주지 않아도 된다는 말은 아닌 것 다들 알고 있으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2. 엄마 역할과 똑같이 중요한 아빠 역할!
그동안 아빠의 역할은 강력한 모성신화 앞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습니다.(사실 엄마의 역할이 더많았고 중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는 전제에서 아빠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다섯 아이를 키우는 미국의 과학 저널리스트 폴 레이번은 책에서 너무나 단순하지만, 전복적인 질문을 합니다 아이에게 있어 아빠는 중요한가?"
그는 아빠의 영향력을 밝혀내기 위해 조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 언어 발달에 관한 연구를 살펴보면 미국의 한 연구팀은 중산층 가족, 빈곤 가족, 농촌 가족의 아동 언어 발달을 살펴보는 연구를 해왔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아버지가 아이의 언어 발달에 어머니보다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다양한 문화권에서의 연구에 따르면, 아빠의 따뜻한 보살핌이 아이의 장기적인 발달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전 세계의 많은 연구들에서 연구자들은 아빠가 아이를 안아주기, 얼러주기, 같이 놀아주기, 말로 사랑 표현하기, 아이의 행동 칭찬해주기와 같은 행동을 아빠의 사랑 표현이라고 간주하였는데, 이러한 아빠의 사랑 표현이 클수록 이후 아이의 정서적, 사회적 발달이 촉진된다는 것을 밝혔고 때때로 엄마의 사랑 표현보다 영향이 더 강력할 수도 있음을 알려주었습니다
아빠가 아이와 함께 노는 시간을 적게 투자하는 가정에서는 아빠가 놀이를 통해 따뜻함 보살핌이나 사랑을 덜 표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독일의 한 연구에서, 아빠의 민감성(예를 들어, 아이의 능력에 맞추어 놀기, 아이가 감정 표현을 했을 때 적절하게 반응하기)이 학령기나 청소년기에서의 정서, 애착 발달과 연관이 되어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놀이를 통해 아빠들은 아이에 대한 신뢰의 감정이나 사랑을 표현하는 것 같으며 이는 이후에 아이가 겪게 될 많은 어려움이나 도전들을 잘 대처하고 극복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요소가 아빠의 사랑을 촉진시킬까?
많은 연구들에서는 아빠가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과 그들의 사랑이나 따뜻한 보살핌을 표현하는 것 간에 일관적인 연관 관계가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남편과 아내가 더 많이 함께 지낼수록, 아빠가 아이와 사랑의 상호작용을 더 많이 하게 된다고 합니다.
즉, 엄마와 아빠의 따뜻한 상호작용과 서로에 대한 존중은 아이에 대한 따뜻한 상호작용, 사랑과 연결되어 있으며, 특히 아빠의 사랑은 아이의 이후 전반적 발달을 촉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러한 아빠의 사랑은 엄마의 영향보다 더 강력할 수도 있음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어느 문화나 가정에서 아빠의 역할을 중요하며, 아빠가 양육에 엄마와 함께 개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부모 사이의 관계에서도, 아이의 발달을 위해서도 큰 도움이 됩니다.
결국 부모, 가족 구성원들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연구 결과로 본 아빠 양육의 중요성 2
연구결과 밝혀진 아버지효과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우선 아버지 참여는 아동의 인지 및 학업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어, 아버지 참여가 영유아기 자녀의 IQ점수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고, 청소년기의 교육적 성취에까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아버지 참여는 자녀의 정서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어, 아버지가 자녀의 어린시절 양육에 많이 참여할수록 자녀와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하고, 10대 청소년기에 정서적으로 안정되며 심리적 스트레스 수준이 낮아집니다.
한편, 아버지 참여는 자녀의 또래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아버지로부터 언제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느끼는 자녀는 긍정적인 또래 관계를 형성하였습니다. 아버지로부터 갈등 해결 기술을 배울 수 있기 때문에 또래와의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아버지 참여는 자녀의 여러 문제행동을 감소시키기도 합니다. 아버지 참여는 청소년기 자녀의 결석, 정학, 퇴학, 낙제, 상담, 학교폭력 문제 등 학교에서 나타내는 여러 문제 행동과 가출, 경찰서 출입, 행동문제로 인한 병원 상담 등 가정에서 나타내는 문제행동 및 약물사용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버지의 참여가 자녀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돕는다
이처럼 아버지 참여가 자녀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위한 환경으로서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함을 알 수 있습니다. 자녀양육 및 교육에 있어 아버지 참여는 자녀의 인지발달, 정서발달, 사회성 발달, 문제행동 감소 등에서 매우 긍정적인 ‘아버지 효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버지 자신의 만족감과 안정감 증진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드러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버지 참여는 가족 모두에게 행복을 안겨주는 ‘종합선물세트’인 것입니다.
부모역할은 참 어렵고도 힘든 일입니다. 그동안 어머니 혼자 해내느라 더 힘들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제부터는 아빠도 함께 그 고민을 나누어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아버지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자녀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새로운 아버지 자리를 찾아간다면, ‘아버지효과’라는 종합선물세트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글을 마무리 하면서 생각해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부모의 화목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항상 하하 호호 웃을 수는 없지만 가능한 즐거운 분위기를 가지려고 하고, 아이가 보는 앞에서 싸우지 않는 등 꼭 지켜야 할 몇가지만 지키면 아이의 정서적 안정에, 그리고 언어 발달에 큰 도움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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