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언제나 찾아오려나 나의 완전한 숙면의 밤이여
인간의 삶의 1/3은 잠을 자는 시간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입니다.) 숙면이 중요한데 아이의 수면 습관이 잘 형성되어야 푹 잘 자야 키도 크고 머리도 좋아지고 면역력도 높아지며, 당연히 엄마도 살만해 집니다. (엄마가 살만 해야 아이도 살만 합니다.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래야 엄마도 남는 시간을 알차게, 그리고 아이와 있는 시간을 더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겁니다.) 아기가 쉽게 잠들고 오랫동안 푹 잔다면 육아 부담이 반으로 줄어듭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녹치 않습니다. 졸리면서도 잠들지 못하고 칭얼거리는 아이를 안아서 겨우 재워 이불에 내려놓으면 귀신같이 알아채고 울어댑니다. 겨우 잠들었나 싶다가도 하룻밤에 두세 번은 깨어 우는 바람에 엄마까지 밤잠을 설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도대체 아이 재우기 왜 이리 힘든 걸까요?
예외적인 경우 기질적으로 까다로워서 쉽게 잠들지 못하고 수시로 깨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뇌과학적으로 봤을 때 아이들의 10% 정도는 기질적으로 예민하게 태어납니다. 이런 아이들은 평소에 잘 놀라고 작은 소리나 냄새에 민감하며 자주 울고 칭얼거리는 등 부정적인 감정 표현이 많습니다. 당연히 쉽게 잠들지 못하고 숙면을 취하기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아이들은 엄마의 잘못된 수면 습관에 길들여져 쉽게 잠들지 못하는 것입니다. (근데 이런 예민한 아이들 중에 예술적으로 뛰어난 아이들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번 잘 살펴보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어른들은 밤이 되면 졸음이 느껴져 잠자리에 누워 불을 끄고 눈을 감고 잠이 듭니다. 너무 당연하게 느껴지는 이 과정이 아이들에게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갓 태어난 신생아는 백지와 같은 상태로 생체리듬이란 게 없습니다. 낮과 밤의 구분도 없고 하루 세끼 식사를 한다는 것도 모르며, 밤이 되면 잠이 들고 해가 뜨면 일어난다는 사실도 알지 못합니다. 이 모든 일상을 엄마의 반복되는 양육 과정을 통해 몸에 익히고 자신도 모르게 뇌에 저장되어 따르게 됩니다. 바닥에 등만 대면 아침까지 푹 자는 아이가 될지, 시시때때로 깨어 엄마를 힘들게 할지는 사실 아이가 아니라 엄마가 만들어낸 결과라는 이야기 입니다. 충격적이죠?
백일 이후부터 수면 패턴을 잡아나간다.
신생아기에는 수시로 수유하고 잠의 리듬이 없어 수면 습관을 들이는 게 불가능합니다. 백일 이전 아기는 울면 달래주고 먹여주고 돌봐주면서 충분히 스킨십을 해줘야 합니다. 이때는 아이가 세상에 대해 신뢰감을 가지고 애착을 쌓아야 하는 시기로 수면 습관이라는 것 자체가 무의미합니다. 수면 습관에 의해 아이들이 잠을 잘 안 자는 시기는 보통 기억력이 생기는 생후 6개월부터 입니다. 만약 그동안 매번 젖을 물려 재우거나 안아서 재웠다면 아이는 그것을 기억하고 한밤중에도 깨서 똑같이 젖을 물리거나 안아줘야 잠이 듭니다.
따라서 기억력이 발달하기 전인 생후 4~6주부터 시작해서 3~4개월 무렵에는 아이 스스로 잠들어 푹 잘 수 있도록 올바른 수면 습관을 길러줘야 합니다. 생후 3개월쯤 되면 아이는 밤낮을 구별하면서 점차 리듬을 갖기 시작하므로 이 시기를 놓치지 않는게 중요합니다.
특히 생후 3~4개월부터는 밤중 수유를 끊어야 합니다. 새벽에 배고파 깨는 일이 없도록 충분히 배불리 먹인 뒤 내리 자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아이가 수유 중에 잠드는 것은 좋지 않으므로 잠든 아이를 깨워서 제 양을 다 먹이도록 해야합니다. (제 양이라는 것은 아이마다 다르기 때문에 평소 먹는 양과 시간을 체크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배불리 먹인 뒤에는 아이를 쾌적한 잠자리에 눕히고 잘 시간이 되면 조명을 모두 꺼서 아이 스스로 잠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줍니다.
엄마가 안아줘야 잠을 자고 수유 중에 잠드는 등 이미 잘못된 수면 습관을 들인 아이들의 경우, 이를 바로잡으려면 잘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돌쟁이 아이의 잘못된 수면 습관을 바로잡으려면 짧게는 한 달, 길게는 6개월 이상 걸리기도 합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매일 일관성있게 반복하는 것입니다. 일정한 잠자리 의식에 따라 진행하는 수면 습관 들이기는 일찍 시작할수록 좋습니다. 늦었다고 생각하는 바로 지금부터라도 끈기를 갖고 수면 패턴을 잡아 나가는 것이 앞으로의 삶의 질을 위해 좋습니다.
함께 자야 하나 따로 자야 하나?
대한민국 서울에 사는 대다수의 핵가족은 따로 아이 방을 마련해 주기가 쉽지 않습니다. 유럽이나 미국등 서양에서는 독립심을 키우기 위해 아이를 일찍부터 따로 재우는 반면, 동양 문화에서는 애착 형성을 위해 한방에서 온 가족이 함께 잠을 잡니다. 아이를 따로 재울지, 함께 잘지는 집안 환경에 따라 다르며 부모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따로 재운다고 애착 형성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점은 따로 재우기 적절한 시기가 있다는 것입니다. 분리 불안이 시작되기 이전인 생후 6개월 이전, 또는 분리불안이 사라지는 만 3세 이후에 따로 재우기가 가능합니다.
2. 이런 행동, 아이의 수면 습관을 망친다.
아이가 쉽게 잠들지 못하거나 새벽에 자주 깬다면 그동안 잘못된 방법으로 아이를 재우지 않았는지 되돌아 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엄마들이 자신도 모르게 저지르는 아이의 숙면을 방해하는 요소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잠에서 깨면 즉시 안아서 달랜다.
누워 있는 아이를 약간 토닥이는 것은 괜찮지만 잠에서 잠깐 깬 아이를 안아 달래거나 흔들면 오히려 아이의 몸을 자극해 잠을 완전히 깨울 수 있습니다. 잠시 지켜보면 다시 잠드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그러니 뒤척이는 아이를 굳이 안아서 재우려고 할 필요는 없습니다.
2) 아이가 울면 일단 안아준다.
아이가 잠에서 깨어 울 때는 일단 2~3분 지켜봐야 합니다. 칭얼거리거나 울던 아이도 이내 울음을 그치고 스스로 잠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아이가 5분 이상 계속 울거나 울음의 강도가 더 심해진다면 몸이 불편하거나 배가 고픈 상태일 수 있으니 아이를 안아 달래고 불편한 요소를 찾아 해결해주도록 해야 합니다.
3) 밤중 수유 때문에 아이를 깨운다.
밤중 수유는 엄마와 아이의 숙면을 방해하는 안 좋은 습관입니다. 많은 엄마들이 생후 8~10개월까지 밤중 수유를 하는데, 밤잠을 푹 재우기 위해서는 생후 3개월부터 밤중 수유를 끊기 시작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한 번에 충분히 수유해 섭취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합니다.(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마르지 않는 샘도 아니고 말이죠.) 섭취량이 늘면 잠들기 전 수유로 아침까지 배고파서 깨는 일 없이 내리 푹 잘 수 있습니다. 아이가 잠들기 전 충분히 수유했다면 한밤중에 깨더라도 젖병부터 물리는 일은 삼가야 합니다.
4) 잠든 아이의 기저귀를 자꾸 확인한다.
새벽에 습관적으로 기저귀를 갈아주는 엄마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밤중에 기저귀를 갈아주는 것은 잠을 깨우는 나쁜 습관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가 변을 봤다면 당연히 갈아주어야 하지만 오줌 한두 번 싼 기저귀는 아침에 잠에서 깼을 때 갈아줘도 됩니다. 밤에는 보송보송한 기저귀보다 푹 자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5) 방 안이 지나치게 따뜻하다.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방 안의 온도, 습도를 적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실내 온도는 20~25℃, 습도는 50~60%가 적당하다. (그렇다고 항상 저 온도를 유지할 수는 없다. 온실 속 화초도 아니고, 나중에 밖에 나가면 적응 못한다. 항상 적당하게 해주는게 좋다.) 하지만 우리나라 엄마들은 혹시 감기에 걸릴까 싶어 아이가 있는 방을 지나치게 따뜻하게 해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잠자리가 더우면 자는 동안 땀을 많이 흘려 아이가 불편해하는 원인이 되고, 땀이 마르면서 오히려 체온이 내려갈 수도 있습니다. 겨울에는 따뜻하게 옷을 입히되 공기는 약간 서늘하게, 여름에는 더운 기운에 적응하도록 약간 덥게 재우는 편이 면역력을 위해서도 좋습니다.
6) 자꾸 안아서 재워 버릇한다.
아이가 쉽게 잠들지 못하고 칭얼거리면 빨리 재우고 싶은 마음에 아이를 안아서 재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백일이 지난 아이를 자꾸 안아서 재우면 스스로 잠들지 못하는 아이로 길들여지게 됩니다. 올바른 수면 습관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 스스로 잠들게 하는 것입니다. 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맞춘 어두운 방 안에 포근한 이불을 깔아주고 편안히 누워서 잠드는 연습을 시키면 좋습니다. 목욕 후 잠옷으로 갈아입고 동화책 읽기나 자장가 들려주기 같은 잠자리 의식을 마치면 아이가 잠들 때까지 지켜보거나 아이 홀로 방 안에 두고 나가도록 합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인형을 잠자리 친구로 만들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7) 아이 혼자 재울 때 방문을 살짝 열어둔다.
엄마들은 아이가 밤중에 잠이 들면 밀린 집안일을 하거나 TV를 보면서 쉬곤 합니다. 이때 방 안에서 자는 아이의 인기척을 듣기 위해 방문을 열어 두곤 하는데 이는 피해야 합니다. 아이를 푹 재우고 싶다면 거실에서 나는 소리나 불빛이 방 안으로 새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가장 좋은 건 엄마도 같은 시간에 함께 자는 것입니다.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거실 불을 끄는 등 집 안 환경을 최대한 조용하고 어둡게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8) 낮잠을 오래 재운다.
어린아이들에게 낮잠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밤 잠처럼 오래 푹 재울 필요는 없습니다. 간혹 아이가 낮잠 자는 시간이 엄마의 휴식 시간이라고 생각해 낮잠을 길게 푹 재우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되면 밤잠을 설칠 수 있습니다. 아이가 낮잠을 잘 때는 밤이 아니라 낮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약간의 생활 소음을 들려주는 것이 좋고, 굳이 햇빛을 모두 차단해 어둡게 해줄 필요는 없습니다.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수면 패턴은 언제부터 잡아줘야 할까; 6개월 이후부터
2. 수면 습관 형성은 부모의 몫이 크다. 아이를 재울 때 피해야 할 8가지 부모의 행동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는 것,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시간입니다. 오늘도 잠 못 이루는 모든 부모님들 파이팅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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